그런 생각이 들어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굽을 나와 광야에서 40년간 방황할 때

하나님께서 그날분의 만나와 메추라기를 뿌려주셨지

이스라엘 사람들은 막막함 속에서 절망했지만

그날분의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고 매일을 살아갔지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느끼며 살아갔지

 

나도 그런 거 같아

 

매일 앞이 보이지 않는 광야에서

주님이 주시는 만나와 메추라기로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여기까지 왔어

구름기둥 불기둥을 의지하며 이 자리까지 왔어

 

이제 그 도상(途上)에 너도 함께네

 

여전히 나는 못나고 어리석지만

주님을 바라보며 당신과 함께 걸어가면

그날분의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겠지?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주셔서

우리의 더위와 추위를 견디게 해 주시겠지?

 

힘들지만 주님을 바라보며 서로 사랑하자

 

우리 잘 하리라 믿어

 

- 결혼식을 앞둔 10월 4일 퇴근길에

 

 

 

(글-직접 작성, 사진-효돌양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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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면 나도 정말 어른이 되어 넓은 마음으로 품을 수 있을까

아프고 미운 마음 용서할 수 없던 그 감정들을 내가 먼저 감싸줄 수 있을까

(* 노래 - 하비누아주, '언제쯤이면')

 

 

  푹푹 찌는 여름, 시끄러운 게 싫어서 담양으로 갔다. 담양 대나무 숲에서 이 노래 가사를 흥얼거렸다. 높다랗게 솟아오른 대나무가 만들어낸 울창한 숲을 보면서 내 마음은 한결 따뜻해지고 포근해졌다. 그리고 너그러워졌다. 비록 서울로 가면 다 잊고 또 쪼그라들겠지만 그런 것은 그 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다.

  동행(同行)이 안고 있는 고민을 듣고는, 그의 행간에 주목한다. 그의 눈과 입김, 말투와 행간의 몸짓을 보며 나도 그가 되었다. 그래, 그도 나처럼 외로운 사람이었지, 생각한다. 이야기가 얼추 정리된 후 나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걱정 마, 다 잘 될 거야, 라고 말했다. 그런 위로의 말을 건네며, 사실은 그보다 문제가 더 많은 나를 위무한다.  그리고는 언제까지고 우리, 대나무 숲에 있을 것처럼 앉아있었다.

 

  이렇게 초록색 길을 걷다보면 괜히 녹차라떼나 녹차 프라푸치노 같은 게 먹고 싶어지더라고.

 

  내가 한 실없는 말에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일어나서 또 다른 초록으로 향했다.

 

 

(글-직접 작성, 사진-효돌양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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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물었다

혹시 어디 가세요?

 

멋대로 상상했다

조모임하러 학교 갑니다

일하러 사무실 들어갑니다

남자친구 만나러 가요

야간알바 끝나고 집에 들어가요

그렇게 저마다의 사정으로 걷고 또 걸어간다

 

평소에는 나도 일정 부자

물밀 듯 몰아치는 할 일을 감당하기 버거웠지만

오늘만은 모든 것을 잠시 제쳐두고

거리와 사람들을 보고 또 본다

 

저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걸어간다

뜨끈해진 머리와 자신만의 주관을 안고

저마다의 목적지로 걸어간다

 

걸어가는 사람 어딘가에 내 모습도 있었다

현실의 불안정함을 온몸으로 관통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끙끙 앓으면서

그저 겉으로는 무심한 듯 이어폰을 끼는 내 모습

 

십 년 전에 거리를 걸을 때도

지금 같은 거리를 걸어도

계속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와 해결되지 않는 고민

 

한여름의 거리에는

무거운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의 괴리가 함유된

나와 사람들의 흔적이 묻어있다

 

 

 

(글-직접 작성, 사진-www.paperda.com '사진방'에 있는 사진 중 '그냥물고기' 님의 작품을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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