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반가워!

너 지금 혼자니? 나도 여기 혼자 왔는데.

지금 무얼 보고 있는 건지, 애들이 안 놀아주는 건지, 그런 건 묻지 않을게.

중요한 거는 너와 내가 이렇게 마주하고 있다는 거니까.

 

나는 나대로, 또 너는 너대로 여기 이렇게 살아왔지만

때로 옳은 길로 가다가, 중간에 다른 길로 새기도 하고 그렇겠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이렇게 흘러가겠지. 

 

그저 난

어딘가를 무던히 응시하는 네 모습과

그저 혼자라도 가는 다리를 꼿꼿이 들고 서있어야 하는 삶이

나랑 너무 닮아서, 그래서 한 번 말을 걸어봤어.

 

네가 안개 속에서 나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나도 앞이 보이지 않는 좁은 길을 의연하게 걸어갈게.

 

다음에 널 만날 때는, 서로 좀 더 편안하기를.

 

 

(글-직접 작성, 사진-효돌양 님, 2013년 비가 내리는 어느 날 화성 궁평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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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7. 31.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