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물었다

혹시 어디 가세요?

 

멋대로 상상했다

조모임하러 학교 갑니다

일하러 사무실 들어갑니다

남자친구 만나러 가요

야간알바 끝나고 집에 들어가요

그렇게 저마다의 사정으로 걷고 또 걸어간다

 

평소에는 나도 일정 부자

물밀 듯 몰아치는 할 일을 감당하기 버거웠지만

오늘만은 모든 것을 잠시 제쳐두고

거리와 사람들을 보고 또 본다

 

저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걸어간다

뜨끈해진 머리와 자신만의 주관을 안고

저마다의 목적지로 걸어간다

 

걸어가는 사람 어딘가에 내 모습도 있었다

현실의 불안정함을 온몸으로 관통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끙끙 앓으면서

그저 겉으로는 무심한 듯 이어폰을 끼는 내 모습

 

십 년 전에 거리를 걸을 때도

지금 같은 거리를 걸어도

계속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와 해결되지 않는 고민

 

한여름의 거리에는

무거운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의 괴리가 함유된

나와 사람들의 흔적이 묻어있다

 

 

 

(글-직접 작성, 사진-www.paperda.com '사진방'에 있는 사진 중 '그냥물고기' 님의 작품을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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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8. 18.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