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속으로 물었다
혹시 어디 가세요?
멋대로 상상했다
조모임하러 학교 갑니다
일하러 사무실 들어갑니다
남자친구 만나러 가요
야간알바 끝나고 집에 들어가요
그렇게 저마다의 사정으로 걷고 또 걸어간다
평소에는 나도 일정 부자
물밀 듯 몰아치는 할 일을 감당하기 버거웠지만
오늘만은 모든 것을 잠시 제쳐두고
거리와 사람들을 보고 또 본다
저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걸어간다
뜨끈해진 머리와 자신만의 주관을 안고
저마다의 목적지로 걸어간다
걸어가는 사람 어딘가에 내 모습도 있었다
현실의 불안정함을 온몸으로 관통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끙끙 앓으면서
그저 겉으로는 무심한 듯 이어폰을 끼는 내 모습
십 년 전에 거리를 걸을 때도
지금 같은 거리를 걸어도
계속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와 해결되지 않는 고민
한여름의 거리에는
무거운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의 괴리가 함유된
나와 사람들의 흔적이 묻어있다
(글-직접 작성, 사진-www.paperda.com '사진방'에 있는 사진 중 '그냥물고기' 님의 작품을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