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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14.생각 14.

Posted at 2012/01/28 18:12 | Posted in 김 - 랜도

1.

독자를 생각한 글쓰기.

(동화책을 수준별로 읽어보고 미묘한 수준의 차이를 감안하여 작성하기)

 

동화 작성 시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내가 잘해야 생길) 독자를 생각하여 완성하라.

물론 소설도 마찬가지고.

독자가 읽지 않고 멋있게만 보인 글은 허세에 불과하니까.

 

이제 막 문학상 같은데 내 수줍은 글을

던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 시점에,

 

그동안 썼던 글을 고쳐 다시 쓰는 이유도 그 때문.

동화를 동화답게 보이기 위해서.

소설을 소설답게 보이기 위해서.

쓸데없이 어려운 말과 수식은 연습용으로만 쓰고,

본질을 어지럽히는 표현은 습작할 때만 쓰고.

모든 것이 조화로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읽는 글로 만들기 위해서.

개악(改惡)이 아닌 개선(改善)으로 마무리시키자.

 

이를 어쩌나.

줄거리는, 내 판타지는

어느 정도 샘솟는다는 게 다행이지만,

퇴근하면 도저히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이를 어쩌나.

오늘 같은 주말에는 쓰러져 있기 바쁜데 이를 어쩌나.

가끔 휴일에 컨디션이 괜찮을 때,

나만의 판타지에 빠져

미친 듯이 글을 혼자 완결지어 버린 때라도,

도트무늬 티셔츠처럼 균일하게 돋아난

그 많은 상처와 허점들 때문에 곤란해 죽겠는데,

그렇게 집중하면서 글을 쓰더라도, 그런데 이를 어쩌나.

 

퇴근 후 글을 썼다는 프란츠 카프카나

출판사에서 팀장으로 일했으면서

틈틈이 명작을 만든 편혜영 소설가(지금은 글만 쓰시지만)가 대단하다.

물론 자기 일을 하면서 양질의 글을 쓰는 사람 모두.

 

6년근 홍삼이라도 삶아먹어야 하나.

프로농구 KGC 인삼공사 선수들은 만날 먹을 거 같은데. .

 

 

 

2. 유명하지만, 유명하지 않은 나머지 음악도 모조리 좋은 여가수들. 강수지, 엄정화. 이 누나들 엄청난 감성쟁이다. 이들이 남겨놓은 음악의 쉼표와 말줄임표를 감당할 수 없다. 난 나 혼자만 감성이 남아있는 줄 알았는데,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었다. 누나들 나이는 많지만, 할 수만 있다면 디지털 싱글이라도 꾸준히 발매해주었으면 한다. 아름답고 예쁘고 슬프고 가슴 아프고 단순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멜로디 라인과 가사들. 그 안에 담겨있는 말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이야기들. 정력적인 활동력과 지속적인 품질(品質)이 질투난다.

  이렇게 추워지는 날엔 강수지의 혼자만의 겨울이 항상 입 속에 아른거린다. 정말 강수지는 그동안의 엄청난 인기를 뒤로 하고, 이젠 올드 멤버가 되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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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즉흥 13.[습작]즉흥 13.

Posted at 2012/01/24 16:55 | Posted in 김 - 랜도

 . 엄마, 나 돈 좀 주세요.”

  오늘도 준호는 급한 목소리로 엄마한테 말했어요. 엄마는 준호가 학교 갔다 온 오후 5시가 되면 용돈을 줘요.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시장에서 준호가 좋아하는 맛있는 반찬거리를 사시느라 바쁘셨나 봐요. 그래서 원래 엄마가 준호한테 용돈을 줄 시간이 좀 지났는데 준호는 똥이 마려운 것처럼 엄마한테 조르고 있어요. 그러자 엄마는 좀 화난 목소리로 말했어요.

  “너 또 사탕 사먹으러 갈 거지? 그만 좀 먹어라. 그렇게 매일 먹으면서 또 먹고 싶니?”

  엄마는 준호가 사탕만 좋아하는 걸 걱정하셨어요. 준호는 하루 세 끼, 아침 점심 저녁밥을 먹을 때마다 두 그릇씩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요. 그런데 사탕을 그렇게 좋아해 아이들도 놀려대요. 또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사탕을 먹다가 선생님께 손바닥을 맞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준호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조금이라도 입이 궁금하면 사탕을 먹고 있어요.

  준호는 지금 초등학교에 막 입학한 남자아이에요. 처음에는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없었는데 유치원 다닐 때부터 땅콩이 들어간 알사탕을 먹기 시작하더니 2년이 넘은 지금까지 사탕만 줄곧 먹고 있어요. 그래서 사탕 없이는 못 사는 어린이가 되었답니다. 특히 오백 원짜리 막대사탕을 준호는 제일 좋아해요. 그런데 사탕을 먹고는 이도 안 닦고 그냥 잠이 들어서 이가 누래졌어요. 엄마는 준호가 이를 안 닦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어요.

  “엄마, 오늘 딱 하나만 먹을게. 내가 좋아하는 막대 사탕 하나만 먹을 거야.”

  엄마는 매일 주는 용돈을 오늘이라고 안 주면 준호가 떼를 쓰고 울까봐 오백 원짜리 동전 하나를 준호에게 내밀었어요. 준호는 반짝반짝 빛나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손에 들고 누런 이를 보이며 웃었어요. 그리고 준호는 집에서 신는 슬리퍼를 대충 신고 집에서 입은 옷차림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집을 나섰어요.

  “엄마, 저 나갔다 올게요.”

  “그래, 차 조심하고 금방 들어오렴.”

  준호가 못 들을까봐 얼른 엄마가 말했어요.

  준호는 집을 나와 땅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었어요. 해가 지고 날이 조금 어두워진 저녁이었어요. 아주 깜깜해진 것도 아니어서 하늘이 예쁘게 약한 갈색빛을 띠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준호는 사탕이 먹고 싶어서 하늘 따위는 생각도 못 하고 수퍼마켓 불빛만 보았어요.

  수퍼마켓은 매일 준호가 막대사탕을 사는 곳이에요. 수퍼마켓 주인아저씨는 준호가 태어나기 전부터 수퍼마켓을 운영해온 분인데 마음씨가 좋아 동네 사람들이 이 곳을 많이 찾았어요. 아저씨는 준호를 매일 보는 것은 좋았지만 만날 준호가 몸에 좋지 않은 사탕만 먹어서 걱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아직 준호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는 못했어요.

  드르륵.

  수퍼마켓의 미닫이 문을 열고 준호가 들어왔어요.

  “어서 오세요. , 준호구나.”

  “아저씨, 안녕하세요.”

  땅바닥을 보고 준호가 아저씨께 인사했어요. 준호는 사탕은 좋아할 뿐, 아주 착한 어린이랍니다.

  “, 어서와. 오늘은 어떤 맛 막대사탕을 먹을래?”

  주인아저씨가 반가운 말투로 준호에게 물었어요.

  “아저씨, 제가 골라보고 살게요.”

  반짝반짝 빛나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바라보며, 그것을 만지작거리며 준호가 말했어요. 준호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라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말하지는 못해요.

  “그래, 저쪽 앞에 있으니까 골라보고 사거라.”

  매일 오는 수퍼마켓이지만 아저씨는 꼬마 손님 준호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주었어요. 준호는 아저씨 손가락이 가리키는 왼쪽 앞 진열대로 향했어요.

  준호는 매일 먹는 막대사탕이지만 빨주노초파남보 온갖 색으로 가득한 막대사탕을 보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막대사탕꽂이가 되게 귀여웠거든요. 막대사탕은 집 모양으로 된 케이스였고 주황색 지붕에는 하얀 손잡이가 꽂혀 있었어요. 준호는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그림동화책에 나오는 과자집이랑 지금 눈앞에 있는 막대사탕꽂이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

  준호는 노란색 막대사탕이랑 주황색 막대사탕을 양손에 쥐고 어떤 걸 먹을지 고민했어요. 둘 다 맛있거든요. 노란색 사탕은 레몬맛이 나고 주황색 사탕은 오렌지맛이 나요. 레몬을 먹을까 오렌지를 먹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준호의 표정이 심각하다가 곧 편안해졌어요. 그리고는 아쉬운 듯 노란색 사탕을 꽂혀있던 자리에 다시 꽂아놓았어요.

  '어제 노란색 사탕은 먹었으니까, 오늘은 주황색 사탕을 먹어야지. 다 먹고 싶은데, 하나밖에 못 먹으니까.’

  그리고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아저씨한테 오백 원짜리 동전을 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저씨는 보이지 않았어요.

  "아저씨.”

  준호가 아저씨를 불러봐도 마찬가지였어요. 준호는 아저씨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어요. 기다리다 심심하던 준호는 집 모양 막대사탕꽂이를 바라보았어요. 집은 무지개색으로 되어 있어서 참 예쁘고 귀여웠어요. 준호가 자기도 모르게 집을 쓰다듬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오셨어요.

  "그래, 준호야. 사탕은 골랐니?”

  ", 여기요.”

  오백 원 동전을 아저씨께 내밀었어요. 그리고는 오렌지색 사탕 껍질을 능숙하게 까더니 한입에 사탕을 베어 물었어요. 방금 딴 싱싱한 오렌지를 먹는 것 같은 행복한 기분이었어요.

  준호는 아저씨께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수퍼마켓을 나왔어요.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그래, 준호도 안녕.”

  준호는 집에 가는 길에 달콤한 사탕을 중간에 깨물어먹지도 않고 끝까지 녹여먹었어요. 침이 너무 많이 나와 막대사탕은 점점 크기가 줄더니 결국 없어졌어요. 준호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사탕이 없어져 아쉬운 마음에 계속 빈 막대를 입으로 빨고는 물고 있었어요.

  드디어 준호는 집에 도착했어요. 초인종을 누르고 엄마가 문을 열어주었어요.

  "준호는 또 사탕 사먹었니, 이 닦고 자야지. 빨리 일어나렴.”

  준호는 어머니 말도 들은 체 만 체하고는 텔레비전을 틀었어요. ‘마법천자문이라는 만화를 재미있게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준호는 어떤 모르는 집 앞에 서 있었어요, 집은 겉모양이 아주 화려하고 으리으리한 저택 같이 보였어요. 준호는 생각했어요.

  '우리 집도 아니고, 친구 집도 아니고, 동네에서 보던 집도 아닌데 여긴 어디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집 앞에서 준호는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준호는 좀 당황했지만 울지 않았어요. 준호는 유치원 때는 많이 울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금은 안 울기로 다짐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밤이라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없었어요. 준호는 꿈속에서 화려한 집을 여기저기 둘러보기도 하고 거기에 붙어있는 예쁜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분홍색 벽을 짚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짚었다 뗀 손이 좀 찐득찐득했어요.

  ', 이상하다. 이게 뭐지?’

  준호는 손끝을 살짝 입에 대 봤어요. 손에는 사과맛이 나기도 하고 레몬맛이 나기도 했고 포도맛이 나기도 했어요. 매일 먹는 막대사탕 맛이 났어요.

  '? 집에서 왜 이런 맛이 날까?’

  이상한 준호가 다시 집을 보니, 아까 저녁 때 막대사탕을 사려고 갔던 수퍼마켓이 떠올랐어요. 수퍼마켓에서 막대사탕이 꽂혀있던 막대사탕꽂이와 똑같이 생긴 집이었어요. 집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으로 된 으리으리하고 화려하고 커다란 집이었어요.

  '문도 열리네, 헤헤. 재미있겠다. ‘헨델과 그레텔에서 나왔던 사탕집이네. 한 번 들어가 봐야지.’

  준호는 사탕으로 된 문을 힘껏 열었어요. 문이 좀 무거웠거든요. 문은 힘겹게 열렸어요.

  안에 들어온 준호는 깜짝 놀랐어요. 준호가 집 안을 둘러보니 평소에 놀러갔던 친구네 집과 다를 게 없었는데,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다 사탕이었던 거예요!

  '우와, 다 사탕이야. 매일 하나밖에 못 먹었는데, 여기서는 실컷 먹을 수 있겠는걸.’

  준호는 식탁 위에 놓여있는 초록색, 보라색 막대사탕을 각각 하나씩 집어 양 볼에 넣고 빨아먹었어요. 빨아먹다가 또 다른 색깔 막대사탕을 먹고 싶어서 빨아먹던 막대사탕을 씹어 먹었어요. 사탕이 좀 딱딱해서 잘 씹히지는 않았지만 결국 아득, 하는 소리가 나면서 막대사탕이 동강났어요. 사탕은 녹여먹는 것보다 씹어먹을 때 맛이 더 강하게 났어요. 강한 과일맛이 느껴져 준호의 기분도 더 좋아졌어요. 준호는 붉은색 사탕을 하나 더 집어 먹었어요. 붉은색 사탕은 수퍼마켓에서 잘 팔지 않는 건데 여기 놓여져 있어서 준호가 정말 기뻐했어요. 여기는 모든 색깔 사탕이 하루 종일 먹어도 부족하지 않게 있었거든요.

  준호가 막대사탕에 정신 팔려 있을 때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소리가 났어요. 아마 여기 사는 어떤 아저씨가 텔레비전을 끄지 않고 회사 가셨나 봐요.

  치지직, 치지직.

  준호는 텔레비전이 안 나오는 소리가 마른 오징어를 굽는 소리 같아 너무 재미있었어요. 웃고 있던 준호에게 한 화면이 보였어요. 화면에서는 어떤 나이 들고 뚱뚱한 할머니가 초록색 소파에 앉아 있었어요. 그 소파는 초록색인데 좀 이상해보이긴 해도 편해보였어요.

  "준호야, 거기 보고 있는 어린이 준호 맞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저 할머니 목소리 모르는데, 저 할머니는 어떻게 나를 알고 이름을 부르지?’

  준호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차마 그 말을 할 수는 없었어요. 할머니는 인자하게 내 이름을 부르고는 있었지만 주름이 너무 많아 무서워보였거든요.

  "준호야. 거기 테이블 위에 사탕 있는 거 맛있게 먹었니? 여기는 사탕의 집이란다. 그렇게 네가 꿈꾸었던,”

  준호는 신이 나서 할머니의 목소리에 대답했어요.

  ", 할머니. 저 여기 들어올 때 벽에도 사탕이 묻어있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사탕의 집이라는 거 다 알고 있었어요. 근데 할머니께서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혹시 할머니 여기 주인이세요? 저 여기 주인 없는 줄 알고 사탕 몇 개 먹었는데, 말씀 안 드리고 사탕 맘대로 먹어서 죄송해요, 할머니.”

  "아니다. 준호야. 준호 먹으라고 내가 놓은 사탕인데 많이 먹으렴. 그리고 준호가 여기 사탕의 집인 거 알았다니, 참 똑똑한 아이인걸. 말없이 사탕 먹은 걸 사과까지 할 정도면 솔직하고 착한 아이로구나. 그래. 그렇게 살아야 되는데 그동안 이 집에 다녀간 아이들은 안 그런 아이들도 많았다만.”

  준호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좀 어리둥절했어요. 칭찬을 들은 건 정말 잘 한 일이지만, 이 사탕의 집에 온 게 준호가 처음 온 게 아니라네요.

  '그럼 내가 왜 오늘 여기 왔을까?’

  준호가 어리둥절해서 손가락을 머리에 대고 계속 생각했어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다시 말씀하셨어요.

  "아이고, 내가 괜한 소리를 했구나. 어쨌든 준호야, 오늘은 네가 마음 놓고 여기 있는 모든 사탕을 다 먹어도 된단다. 정말 좋지?”

  ", 할머니. 저 기분 너무 좋아요. 오늘 이거 제가 다 먹을 거예요. 어차피 내일부터는 하나밖에 못 먹는 사탕인데.”

  "그래, 준호야. 대신 이 할머니가 중간에 준호 너에게 부탁할 게 있으니까, 그 부탁을 다 들어주면 좋겠구나.”

  ", 할머니. 엄마가 어르신 말씀은 다 들어야 한다고 했어요. 이렇게 공짜로 사탕을 다 먹을 수도 있는데 언제든 말씀만 하세요. 할머니 심부름은 다 해드릴게요. 그럼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는 준호가 정말 먹고 싶었던 땅콩이 들어간 알사탕 세 알을 입 안에 넣었어요. 알사탕은 세상에 어떤 설탕보다 더 달콤했어요.

  ', 땅콩알사탕은 비싸서 못 먹었는데, 정말 정말 맛있다. 오늘 많이 먹어야지.’

 

 

  준호가 사탕의 집에 들어온 후 두 시간이 지났을 때 텔레비전 안의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준호야, 지금 먹고 있는 막대사탕 다 먹으면 테이블 옆에 보이는 쓰레기통에 빈 막대와 사탕껍데기를 버리렴.”

  준호는 할머니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잘 새겨 들었어요. 노란색 막대사탕을 다 먹은 준호는 빈 막대와 사탕껍데기를 테이블 옆에 있는 새하얀 쓰레기통에 버렸어요. 그러자 먹은 노란 막대사탕이 테이블 위에 새 막대사탕으로 채워졌어요. 바로 그 때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준호가 할머니 말을 잘 들어서 주는 선물이란다. 사탕의 집에는 사탕밖에 없으니까 더 먹고 싶으면 많이 먹으렴.”

  "할머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막대사탕 먹으면 빈 막대를 쓰레기통에 꼭 버릴게요.”




  테이블에 있던 준호는 안방으로 갔어요
. 안방에 더 많은 사탕이 있을 거 같아서요. 준호가 안방 문을 열었는데 문고리나 문이나 모두 사탕으로 되어 있었어요. 찐득하지는 않았지만 달콤한 냄새가 손에 풍겼어요. 준호는 손바닥을 입으로 가져갔어요. 달콤한 맛이 온 입에 가득했어요.

  방에 들어온 준호는 방 안의 풍경에 매우 놀랐어요. 방 안에는 거실 테이블에도 없는 사탕이 가득했거든요. 지팡이 모양 사탕, 회오리 모양 사탕, 하트 모양 사탕, 꽈배기 모양 사탕이 있었어요. 그런데 준호는 좀 이상했어요. 그런 화려한 사탕의 물결 속에 파란 칫솔과 치약이 놓여져 있었거든요. 준호는 사탕 바로 옆에 있던 칫솔과 치약을 안 보이는 방구석으로 빼놓았어요.

  '난 세상에서 이 닦는 게 제일 싫어. 이렇게 달콤한 사탕 속에 치약이 왜 같이 있는지 모르겠네. 쓴 치약으로 이를 닦으면 맛이 없어서 사탕을 먹으나 마나야. 여기 장 속에 숨겨놓아야겠다.’

  생각을 마친 준호는 칫솔과 치약을 붙박이장 속의 이불 사이에 끼워놓았어요. 물론 장도, 이불도 다 사탕이어서 칫솔과 치약에 달콤한 사탕 맛이 배였어요.

  그 때 할머니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아마 할머니께서는 준호가 방에 들어갈 걸 아시고 큰 소리로 말씀하신 걸 거예요. 할머니는 확성기까지 들이밀고 큰 목소리로 말했어요.

  "준호야, 이제 사탕 많이 먹었으니까 거기 있는 칫솔과 치약으로 화장실에 가서 이를 깨끗이 닦으렴. 내 말 들으면 내일부터 사탕 두 개씩 사줄 거니까, 착한 준호는 말 잘 들을 거야. 알겠지?”

  ", 할머니.”

  준호는 할머니 말씀에 대답하고는 장 속에 있는 칫솔과 치약을 꺼내고 이를 닦으려 했어요. 그런데 준호는 칫솔과 치약을 보고 놀랐어요. 장 속에 들어갔다 나온 칫솔과 치약은 사탕 이불 속에서 사탕이 잔뜩 묻어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태였거든요. 준호는 엉엉 울었어요. 이를 닦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할머니 말을 못 듣고 내일부터 사탕을 두 개씩 못 먹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그리고는 할머니를 찾았어요.

  "할머니, 할머니!”

  ", 준호야. 이는 닦았니?”

  "아니오, 할머니. 끅끅. 제가 칫솔이랑 치약을 장 안에 이불 사이에 놔뒀는데 다시 꺼내니까 이걸 도저히 못 쓰겠어요. 흑흑, 그러니까 하나만 더 주시면 안 돼요?”

  준호가 울면서 힘들게 말했어요. 그러자 할머니는 갑자기 무섭게 말했어요.

  "? 칫솔이랑 치약을 이불 사이에 끼워 놨었다고? 게으른 어린이가 그렇게 해서 내 말을 안 들었는데. 준호도 평소에 이를 안 닦았구나. 그러기에 평소에 이를 닦았어야지. 이도 누렇고. 안됐지만 칫솔이랑 치약은 더 줄 수가 없단다. 하나밖에 안 갖고 있었거든.”

  "? 그러면 저 내일부터 사탕 두 개씩 못 먹어요? 으앙.”

  준호는 사탕을 더 많이 못 먹는다는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어요.

  "울지 마, 준호야. 다음부터 이 잘 닦으면 되잖니. 어쨌든 지금은 이 할머니 말을 안 들었으니 오늘은 더 이상 너한테 사탕을 더 줄 수 없단다. 다음에 말 잘 들으면 한 번 더 찾아오렴.”

  준호는 더 울었어요. 사탕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울던 준호는 갑자기 깜짝 놀랐어요. 서 있던 안방 바닥이 갑자기 지진이 난 것처럼 푹 꺼지더니 천정이 무너지는 거예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모든 사탕이 준호에게 한꺼번에 쏟아졌어요.

 

 

  "준호야, 학교 가야지, 벌써 730분이다.”

  준호가 깜짝 놀라서 눈을 떴어요. 모든 게 꿈이었어요. 사탕의 집도, 할머니도, 사탕이 묻은 칫솔과 치약도. 준호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어요. 꿈이 너무 무서웠나봐요. 그런데도 준호는 벌떡 일어나 바로 화장실로 향했어요. 그리고는 오줌을 누고, 바로 칫솔과 치약을 꺼내 이를 깨끗이 닦았어요.

  "어머, 준호가 웬일이니? 일어나자마자 이를 다 닦고. 우리 준호 많이 컸네. 평소에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이도 다 닦고.”

  준호는 칫솔이 입안에 있는 채로 웅얼거리면서 말했어요.

  "엄마, 저 이제부터 이 잘 닦을게요. 그래야 저 사탕도 많이 먹을 수 있고 사탕의 집에도 또 갈 수 있거든요.”

  "? 하하, 준호야. 알았어. 엄마가 준호 이 자주 닦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 사탕도 하나 더 사주고 사탕 집도 나중에 사줄게. 알았지? 호호.”

  엄마는 싱글벙글하며 준호에게 말씀하셨어요. 이를 다 닦은 준호는 입을 맑은 물로 헹구고는 입술을 수건으로 닦았어요. 그러자 준호는 평소에는 느낄 수 없었던 엄마의 칭찬과 뿌듯한 마음이 겹쳐 입 속이 상쾌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진짜 상쾌한 건지 기분이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아직은 치약이 맵다는 생각이 더 크긴 하지만요. 준호는 앞으로는 이도 자주 닦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엄마한테 착한 어린이가 될 수 있을 거니까요. 그 때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그럼 우리 준호, 밥 먹고 이 또 닦을 거지?”

  ", 그럼요. 저 엄마 말씀 더 잘 들을 거예요.”

  기쁜 얼굴로 말하는 준호를 보며 엄마는 뿌듯했답니다. 해가 막 잠을 깨, 크게 웃으며 떠오른 아침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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