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거 봐, 여기 잘 왔지? 답답한 속 트이게 하는 건 바다가 최고라니까,' 하며 너는 말했다. 일요증보판 신문 같은 넉넉한 웃음은 덤이었다. 덕분에 나도 수채화 같은 미소가 지어졌다.
쉼 없이 활기찬 파도 속으로 내 못난 마음을 밀어넣기로 했다.
좁아터진 마음, 시기심, 분노 등을 비단으로 곱게 포장하여 군청색 바다 속으로 발송했다.
바다는 풍덩, 하며 내 마음을 받아주었다.
우리 유치하지만 서로의 소원을 빛나는 바다 속에 풀어놓자.
그래, 좋아.
좀 더 온유해지자, 겸손해지자, 의연해지자고 생각하며 기도하였다. 그리고는 바다가 주는 맑은 공기를 하루 한 번 꼭 먹어야 하는 내복약처럼 모조리 털어넣었다.
너도 나처럼 너의 소원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날 보며 계속 진지하게 웃어주었다. 그 웃음이 좋았다.
'우리 서로 같은 소원이었길 빌어,' 하며 너는 말했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너와 나는 한참을 백사장에 서 있었다.
(글-직접 작성, 사진-효돌양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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