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미로 앞에 서 있었다
처음엔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캄캄한 시야를 밝혀주는 건 작은 랜턴 하나 뿐이었다
알 수 없고 할 수 없는
알 수 없을 것 같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길을 헤쳐간다
*
두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를 내 식으로 인정하고
그도 나를 그 식으로 인정했다
눈을 감고 생각한다
조명은 꺼졌지만
우리 사이의 거리는 더 확고해졌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그는 나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감정을 걷어내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나의 이기심 때문이었다
알 수 없고 할 수 없는
알 수 없을 것 같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길을 두렵지만, 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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