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딩동,
편지를 보낼게요
당신에게 드리는 이 편지는 눈 속에서 반짝거려요
매서운 날씨라도 멈출 수 없는 걸요
진실한 메시지란 춥다고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이 편지는
잘 지내요? 라고 시작해서
잘 지내세요, 라고 끝나지만
어느 말 하나라도 당신에게 닿지 않는 걸 알아요
나를 바라봐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하지만 어떡해요,
내겐 아직도 당신이 최고인데,
백화점에서만 파는 고급 마블쉬폰케익보다도
당신은 날 설레게 하는데,
나, 구질구질하게 굴지 않을래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시간을 돌릴 수 있는지,
당신 마음을 구매할 수 있는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래요
그래도 내 마음은 내꺼잖아요
우리 동네 마음 수리 아저씨에게 날 맡기기 전에
난, 이 편지를 보내며 홍역처럼 아플래요
마지막으로
말해질 수 없는 많은 말을 접어두고
이렇게 당신 집에 쿵, 소리만 남긴 채
편지를 보낼게요
(글-직접 작성, 사진-효돌양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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