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서 딱정벌레 하나 앉을 틈 없었어요

제 마음에도 창을 내긴 했지만 아주 작았지

벽은 물 샐 틈 없이 겹겹촘촘 막혀있어

 

현실이 갑갑할 땐 작은 창을 열어 바깥을 보아요

바깥이라고 다를 것은 없겠지요

산이 있고 들이 있고 하늘이 있겠지요

 

오늘은 창 옆에 내 맘 같이 고운 꽃 한 송이 피어 있어요

가지 말단에 생그러운 분홍 꽃망울

 

내 마음 나도 몰라요

나는 아직 부끄럽고 수줍어요

 

그러나 분홍 꽃은 아직 시들지 않았어요

내 꿈도 아직 진행 중이지요

말해질 수 없는 이야기가 여기 많이 남아 있는걸요

 

구구하게 쌓여버린 모든 짐들

다만 다 내려놓고 나를 노래하고 싶어요

이 밤이 맟도록

 

 

 

 

 

Bastakiya, Dubai, United Arab Emirates

(글-직접 작성, 사진-www.paperda.com '롤러코스터'님의 사진을 퍼왔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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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 10.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