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앞에서 머뭇거린다

뭔가 귀중한 게 있어야 맡길 텐데

가진 것은 먼지 묻은 빈 손 뿐이었다

 

전당포 앞에서 서성거린다

내어 놓을 것이 없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지만

마음은 괜히 여길 떠나지 않았다

 

내 능력으로는 너의 마음을 가져올 수 없었다

네 마음은 금보다 더 비쌌다

보석 같은 네 마음은 내 한숨으로 바꿀 수 없었다

 

그렇게 너를 맘대로 듬뿍 사랑했다

타올랐다 사그라들기 전 내 사랑

아까운 마음을 전당포에 팔아 넘길 수 없었다

 

어이, 총각

놓고 간 게 있다네

여기, 피어나는 아가씨의 마음 좀 가져가게나

 

돌아서던 나를 부르던 배불뚝이 전당포 아저씨

무뚝뚝한 아저씨는 이후 말을 잇지 않았다

나는 이제 막 따끈해진 네 마음을 집어든다

 

그렇게 내 마음은 가득 찼다

따끈한 두 마음은 웃고 있었다

 

 

(글-직접 작성, 사진은 paperda.com의 '페르노스' 님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18.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