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는 산딸기 주스 언덕에서

이번에는 키위 주스 언덕에서 쉬며 당신을 생각해요

 

몸은 좀 어때요? 괜찮은가요? 잘 잤나요?

비가 와서 삭신이 쑤시지는 않나요?

어제는 비가 세차게 내렸는데 오늘은 날씨가 맑아졌어요

이런 날에는 당신을 만났어야 했는데

어제는 당신 생각에 밤에 잠도 못 이루었답니다

 

자다 깨면 당신 모습이 저 멀리 날아갈 것 같아서

손아귀에 쥐고 있던 당신 얼굴이 없어질 것 같아서

맛있는 생선을 뺏기기 싫은 고양이의 마음으로

여기 이렇게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답니다

, 기특하죠?

 

다정하고 알뜰한 당신

미쁘고 아름다운 당신

아무 이유 없이 꽃다발 한 아름 안겨주고 싶은 당신

그래요, 거기 계속 계세요

 

세상 모든 것이 변하지만 내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약속은 하지 않을래요

나는 변액 보장 보험이 아니니까요

저기 저 화장실에 누군가 써 놓은 낙서보다

가로수에 새겨놓은 하트표시보다

내 맹세가 오래갈 자신이 없거든요

 

내가 당신께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숙제를 잘 해오는 모범생 어린아이가 갖고 있는

성실함과 꾸준함, 그리고 얼마간의 생색 뿐

 

, 잘했죠?

당신 옆에 지금 있는 것

당신만 바라보는 것

영원보다 개근을 약속하는 것

모두 다 잘했죠?

 

상큼하고 시큼한 키위 같은 하루가 저물며

뿌듯한 자신을 주체할 수 없어

휴일의 끝자락, 닿고 싶은 당신에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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