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면이죠?

마법학교에 같이 다니고 있잖아요

수업시간에

저는 마른 하늘에 빗줄기를 만들고 있었죠

당신은 마른 하늘에 구름을 만들고 있었잖아요

아무리 해도 빗줄기는 만들어지지 않았죠

결국 당신의 마법이 저보다 강해서

지금도 새털같은 구름이 하늘에 박히게 된 거잖아요

당신이 만든 저 구름, 참 예뻐요

 

저는 이런 흔한 말도 못하고

당신이 수업 끝나고 항상 갔던 언덕 중턱 커피숍에서

당신이 즐겨 시키던 시큼달콤한 청포도주스를 마셔요

몰래몰래 조심조심

제 마법으로 친구와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어요

 

오늘은 저 남자를 내꺼로 만드는 마법을 써야겠어

너 그런 마법도 되니?

그럼, 내가 그 마법을 쓰면 그 남자는 내 품으로 오게 될 거야

 

들을 수 없고 듣지 말아야 할 얘기는 흩어지고

이야기와 상관없는 내 가슴은

두근두근 콩닥콩닥

 

요를레이, 사랑이여 내게로 오라, 얍

 

마법학교 우등생 당신의 우렁찬 주문

마법학교 열등생 저는 금방 의기소침

 

강동원빈 같은 남자가 당신 앞에서 수줍게 웃어요

그 남자 마법에 사로잡혀 당신이 김태희인줄 알아요

나는 마법 같은 거 없어도 당신이 김태희 같은데

 

질투가 인내가 사랑이

마법보다 강한 저는

오늘도 매일 청포도주스 원샷!

커피숍 위에는 당신 마법이 만든 저 새털구름만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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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8. 21.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