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1.
이제는 내 곁에 없는 당신 덕택에 내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검어진 마음을 하얗게 만들고 싶어서 북해도를 찾았다
하늘도 땅도 이글루도 하얀 곳이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 그대로였다
그렇게 어디에서도 당신의 영혼은 보이지 않았다
당신의 사랑은 성내천 어딘가에 흩어졌겠지
내 사랑은 우이천에서도 중랑천에서도 흩어지지 않았다
그럼 여기 북해도에 내 마음을 흩뿌리고 돌아서야지
하지만 하얀 땅과 하늘이 피로 빨갛게 물들까봐 차마 그러지 못했다
무던히 하얗기만 한 하늘과 땅과 이글루를 오래 바라보고는
대답없는 당신과 나를 한없이 묵상해본다
2.
넌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될 거니?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항상 웃는 사람요
모르는구나, 우리는 사람들이 만든 대로 항상 웃는 얼굴이란다
저는 겉으로만 웃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늘 행복한 눈사람이 될래요
따뜻한 계절이 오면 우리는 녹아 없어질지도 모르는데도?
그래도 절 보는 이들에게 이 순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싶어요
(* 글 : 김-랜도, 사진 : '효돌양' 님의 북해도 여행 사진을 동의 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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