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이가 들어 자서전을 쓸 수 있다면, 그 때 상당히 열심히 살았다고 제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성공시대인생극장프로그램 같은 길거리에 자주 밟히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낸이야기는 흔하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제가 살아온 32년 간의 삶에 꼭 맞아떨어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편찮으셔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신 연유로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장학금을 받아가며 힘겹게 대학 생활을 마쳤고, 지금까지도 부모님의 모든 생활비를 충당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축은 제 습관이고, 절약은 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빡빡한 일상을 견디다보니, 제 일생에 독서는 유일한 낙이자 편한 친구였습니다. ‘OOO는 제가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20002) 고속터미널에서 신문·잡지 가판대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잡지입니다. 독서를 하고 싶어서 들어간 그 곳에서 저는 우울했던 제 삶에서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활력 넘치는 문체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고, 그날부터 과월호를 구해 읽을 정도로 팬이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제가 가고 싶었던 국문학 대학원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구한 직장이라 대부분 계약직으로 회사에 근무하다가 사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2011년)도 환경부 산하기관인 이 곳에서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인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전직의 경험이 많다는 사실에 근무하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부지런하고 꼼꼼하며 약속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규직형태의 계약이 된다면 근태관리를 잘 하고 장기근무 할 수 있음을 약속드립니다. 섣부른 약속이나 허황된 공약이 아닙니다.

  물론 직장 경험이 5년 정도 되고 막내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선배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본적인 기획·총무·서무 업무는 누구보다 더 잘 할 자신 있습니다선배들에게 일 하나만큼은 잘 한다는 평을 들은 바 이 곳에서도 그런 평판을 들을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OOO와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젊음을 이곳에서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승화하고 싶습니다. OOO를 오랫동안 보아 왔지만 백 마디 말보다 겸양의 자세로, 하지만 적극적으로 하나씩 선배님들께 배워나가겠습니다. 하루하루 생활을 누구보다 착실하게 해 나가 회사의 성장 발전에 후선에서 음양으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저와 비슷한 우울한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밝은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잡지사의 직원 채용 공고를 보고 2011년에 썼던 자기소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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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휴가.

간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기운이 없었어요.

할 일 없어서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잠의 요정이 내게 말했어요.

'우리 이따 산딸기 주스 언덕에서 만나요,

여기 가면 열정나무라는 게 있대요.

거기 열매를 따먹으면 무슨 일이든 열정적으로 할 수 있대요.

지금 당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굼벵이 놀이하는 모습 다 알아요.

자, 빨리 잠을 깨고 그 나무로 가세요.'

 

산딸기 주스 언덕에는 산딸기향이 가득하네요.

흐드러진 산딸기꽃에 정신이 나갔어요.

산딸기는 왜 이리 맛있게도 보이는지요.

마구 따먹다가 언덕에 사는 동물들도 보였어요.

늑대도 있고 돼지도 있고, 얘네들 다 산딸기가 맛있대요.

냠냠쩝쩝 한참 맛있게 먹다가 열정나무를 찾았어요.

열정나무의 열매가 탐스럽게 익었어요.

보기에도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하지만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언감생심이네요.

지금은 모든 것이 귀찮은데요, '휴가중에 이게 뭐람.

나무에 올라가면 다칠 거 같고, 그래 일단 흔들어보자.'

세차게 흔들기도 하고 돌을 던져보기도 하고

그래도 열매가 떨어지지 않았어요. 

결국 포기하고 나무 옆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후두둑 눈물이 떨어지는데 나무 옆에 뒹굴거리고 있던 열매가 보였어요.

 

기다리던 열정나무 열매에요!

하하하하, 신난다.

저는 울다 웃어서 엉덩이에 뿔이 났답니다.

그길로 산딸기 주스 언덕을 내려와 집에 와서 냉장실에 열매를 두었어요.

'혹시 힘든 일이 생길 때 한 움큼 베어 무는 거야.'

냉장고를 닫고는 지쳐 그대로 누웠어요.

'오늘 휴가는 끝나지만 내일부터 새로운 일들이 많아질 거야.'

이런 생각에 기분이 조금은 시원해졌어요.

그리고는 생각했어요.

 

내 마음속의 열정은 아직 숨쉬고 있는지.

당신 마음속의 열정은 아직 그대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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