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역 근처 허름한 밥집

우리 앞에 놓여진 닭곰탕과 된장찌개

넉넉한 인심으로 수북이 차려진 반찬들 위로

 

이야기에 이야기가 포개진다

수십 년간 다르게 살아온

생각과 생각이 잇닿는다

호호 하하 왁자지껄 떠들고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그릇은 차례로 비워지고

시간은 도둑맞듯 사라졌지만

 

도둑맞은 시간 덕택에

웃는 날이 더 많아졌다

까칠한 피부가 더 부드러워졌다

잘하던 일을 더 잘하게 되었다

해야 할 일을 더 자각하게 되었다

들꽃과 세잔의 그림이 더 좋아졌다

 

무엇보다 아팠던 내 몸과 마음이 활기를 되찾았다

 

경제도 힘들고 일상도 힘들고

모든 것이 팍팍한 하루지만

이제 살 맛이 난다 살고 싶어졌다

자신감과 의욕이 조금씩 샘솟는다

 

이렇게

너의 맑은 웃음이 나를 변화시켰다

변화된 나를 보며 네가 더 많이 웃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험한 길을 계속 같이 걷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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