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떤 분야에서든 진정 창조적인 인간은 바로 다음과 같은 인간이다. 비정상으로 태어나서 비인간적으로 민감한 인간. 이런 인간에게는 누가 쓰다듬어 주는 게 주먹질이고, 소리는 소음이고, 운이 좀 나쁜 것은 비극이고, 기쁨은 황홀경이고, 친구는 연인이고, 연인은 신이고, 실패는 곧 죽음이다. 그 뿐만 아니라, 잔혹하도록 섬세한 이 유기체는 창조하고 또 창조하고 또 창조하지 않으면 견디질 못한다. 음악이든 시든 책이든 빌딩이든, 의미 있는 다른 그 무엇이든 창조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산소가 고갈될 것처럼 군다. 그는 창조를 해야만 하고, 창조물을 쏟아내야만 한다. 규명되지 않은 생소한 이 내적 긴박감 때문에, 그가 창조를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살아 있는 것도 아니다.
-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 승영조 옮김, 예담, 2004.
(* 펄 벅의 이야기를 옮겨 적음)
복학생 시절, 다시 글이라는 것을 쓰고자 생각했을 무렵 처음 읽었던 글쓰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해 감흥받지 못했다. '무조건 펜을 잡고 어디서든 무조건 쓰고, 많이 써 볼 것'이라는 내용만 저 두툼한 책에 중언부언했다는 인상만 받았기 때문이다. 역시 글쓰기에는 정도가 없고, 이론도 없고, 그저 즐기면서 쓰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만 확고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냥 그런 자기개발서(자기계발서)에도 인상적인 문구가 있었다. 위에 달아놓은 저 내용. 저 내용은 저자 본인이 직접한 것이 아니고 『대지』의 저자로 유명한 펄 벅의 이야기를 옮겨놓은 것이다. 펄 벅은 창조적인 인간에 대해 위와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창조적인 인간이 민감한 인간이고, 내적 긴박감 때문에 계속 창조해야 한다니. 아마 펄 벅은 이런 내면 덕분에 세계적인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수 년이 흐른 지금 이 책의 모든 내용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이 문구 하나 만큼은 내 습작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계속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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