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애란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작가님. 동화작가지망생입니다. 평소에 소설 잘 보고 있어요.
오늘 작가님이 등장한 '씨네21' 인터뷰를 봤어요. (http://www.cine21.com/do/article/article/typeDispatcher?mag_id=70727) 여전히 잘 나가시고, 아름다운 모습이시더라고요. 매년 잘만든 작품집을 난산해내기 쉽지 않을텐데, 정력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멋집니다.
처음에 작품을 보고, 잘 쓴다고 생각하고 난 후 프로필을 보는데 놀랐어요. 저와 동년배더라고요. 문단에서 '젊은 작가' 하면 70년대 초반 출생자를 보통 말하는 건데, (아직도) 그 나이 밖에 안된 걸출한 현재진행형 소설가라는 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고백할 게 있어요. 사실은 저는 작가님을 많이 질투합니다. 같은 나이인데, 작가님은 정상에 서 있고, 저는 지망생일 뿐이거든요. 저란 인간이란 아무리 쓰고 생각하고 읽고 그래도 너무 작아보이기만 하는데 작가님은 이미 문단의 스타. 게다가 호감형 외모! 대표작 『두근두근 내 인생』이 벌써 45쇄를 넘었다고요? 성공을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글을 쓰고 돈까지 많이 버시니 이 얼마나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이랍니까. 심히 부럽습니다.
저는 좀 아파요. 예민한 성격 탓에 기분도 컨디션도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죠. 또 늘 말하지만 전 수양버들 같은 성정을 갖고 있어요. 남 얘기에 흔들흔들. 남 앞에 나서기 부끄럽고, 열등의식에 쌓여 있답니다. 하지만 꾸역꾸역 회사에 다니고 있을 정도로 사회에 대한 참을성은 갖고 살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문단의 반짝이는 별로 남아주세요. 작가님의 존재로 인해 저는 작가님을 '넘어야 할 산'으로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글연습을 하고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오늘, 작가님 얼굴을 보고 인터뷰를 읽어보니 다시 열정이 샘솟네요. 쉴 시간이, 슬럼프에 빠질 시간이 어디 있겠어요? 무덤 가면 계속 쉬는 건데. 40이 될지 50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 동화에 대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정진하고 또 쫓아갈게요, 기다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