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 랜도

[습작]즉흥 21-3.(귀여운 돼지 구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9. 12:46

귀여운 돼지 구구

 

<구구와 피피가 길을 잃었어요>

 

  꿀꿀거리며 피피가 앞장서서 남쪽 숲길을 걸어갔어요. 구구는 처음 가보는 남쪽 숲이라 무서운 마음이 들었어요. 구구는 한 발자국 정도 떨어져서 꿀꿀거리며 피피를 쫓아갔죠. 피피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남쪽 숲을 가만히 살펴보았어요.

  남쪽 숲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가운데로 실개천이 또르르 흐르고 이름을 모를 커다란 나무가 시원하게 자라있었답니다. 개나리, 진달래, 분꽃, 나팔꽃. 구구와 피피가 다니는 킁킁유치원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고요. 하늘도 맑아 하늘색 물감을 통째로 풀어놓은 것 같았어요. 뭉게구름도 두둥실 피어있었습니다.

  “피피야, 여름이라 날씨가 너무 더운 것 같아. 저기 물가에서 씻고 가자.”

  “그래, 구구야. 나도 씻고 싶었는데 잘 됐다.”

  구구와 피피는 실개천에 풍덩하고 뛰어들었어요. 두 꼬마 돼지는 시원한 물에 온몸을 담그고는 물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놀다 보니 넉넉 아줌마랑 동네 어른들이랑 그림동화책이랑 꽁꽁나무는 모조리 잊어버리게 되었지요.

  시간이 흘러 어느덧 햇님이 부끄러워 숨어든 저녁이 되었어요. 구구와 피피는 실개천 물이 점점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에취! , 추워라. 이제 저녁이 되었네. 내일 또 와야겠다. 꽁꽁나무는 내일 와서 봐야겠다.”

  구구가 재채기를 하며 피피에게 말했어요.

  “그래, 구구야. 이제 집에 가자.”

  피피는 구구와 함께 개천에서 나왔어요. 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들었지만 물에서 나오니 괜찮아졌어요. 두 꼬마 돼지는 꿀꿀, 킁킁거리며 남쪽 숲을 걸었어요.

 그런데 십 분을 걸어도, 이십 분을 걸어도, 삼십 분을 걸어도 남쪽 숲에서 나오는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개나리, 진달래, 소나무, 잣나무, 살구나무. 많은 나무를 지나도 처음에 물장구를 치면서 놀았던 실개천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었죠. 날이 밝을 때는 찾기 쉬운 길이었는데, 밤이 되니 남쪽 숲은 바깥보다 더 어두워져서 나오는 길을 찾기 어려웠어요. 그렇게 남쪽 숲에서 몇 바퀴를 돌고 나니 구구와 피피는 네 다리가 아파왔어요. 두 꼬마 돼지는 어떻게 숲을 나가야 할지 몰라 점점 무서워졌지요.

  “피피야, 아무 것도 안 보여. 어떡하지? 아무리 나가려고 해도 숲을 못 나가겠어.”

  “그러게, 길이 어두워서 나가는 길을 못 찾겠네. 어떻게든 나가야 할 텐데.”

  구구와 피피는 아름드리 소나무 옆에서 이렇게 말하고는 큰 그루터기에 걸터앉았어요. 너무 오래 걸어서 힘이 들었지요. 배도 고팠고요. 다이어트 중인 피피도 지금만큼은 구구가 좋아하는 햄 반찬, 소시지 반찬을 먹고 싶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였어요. 앉아서 쉬던 두 꼬마돼지 앞에 빨간 불빛이 아른거렸어요. 빨간 불빛은 동네에서 보던 간판 같은 불빛보다 예쁘게 생긴 불빛이었어요. 그 불빛은 칠흑같이 어두워진 숲속에서 어떤 빛보다 더 강하게 반짝거리고 있었어요. 그루터기 위에 벌러덩 누워있던 구구가 먼저 말했어요.

  “피피야, 저기, 불빛 봤어?”

  “. 저게 뭘까? 반딧불이 같은데. 구구야. 한 번 저기 가볼래? 어차피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저기로 가면 나가는 길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구구는 무서운 마음이 들었어요. 꽁꽁나무나 가시괴물 같은 무서운 귀신이 빨간 불빛으로 우리를 잡아먹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사시나무 떨 듯 몸이 덜덜 떨렸어요.

  “? 피피야! 어디 가?”

  “저기 한 번 가 보자. 어차피 여기 있어도 너무 추우니까 저기 가면 나가는 길이 보일지도 몰라.”

  피피는 구구를 잡아끌고 킁킁거리며 빨간 불빛으로 향했어요. 그 바람에 구구도 피피와 함께 불빛을 향해 꿀꿀거리며 뒤를 쫓았어요.

 

(* 21-2번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21-2, 21-3, …, 이렇게 번호를 계속 이어서 습작할 예정입니다.)